포트블루슈즈 이미지

직업상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 일이 많다 보니, 언젠가부터 내 하루 컨디션은 신발에 따라 결정된다는 걸 체감하게 됐다. 비 오는 날 미끄러운 구두를 신고 넘어졌던 날도 있었고, 잘 맞는 신발 하나로 예상보다 수월하게 일정들을 소화했던 날도 있었다. 어쩌면 사람보다 먼저 내 기분을 아는 게 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, 나는 꽤 자주 한다.

그렇게 시작된 게 ‘신발 관찰’이었다. 단순히 브랜드나 디자인만 보는 게 아니라, 어떤 재질이면 땀이 덜 차는지, 발볼이 넓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라스트는 어떤 구조인지, 그리고 장시간 서 있어야 할 때 쿠셔닝보다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지, 하나하나 실사용 속에서 느껴가며 적어두기 시작했다.

주위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들려왔다. “예쁘긴 한데 오래 못 신겠어”, “하루 종일 신고 있어도 발이 안 아픈 거 찾기가 제일 힘들어.” 다들 비슷한 불편함을 겪고 있는데, 정작 어떤 신발이 그런 기준을 충족하는지는 알려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의아했다. 디자인도 좋고, 신었을 때 스트레스가 없는 일상용 슈즈, 이 간단한 조건이 막상 충족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.

그래서 나는 슈즈 선택을 ‘큐레이션’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보기로 했다. 마치 작은 편집샵처럼, 직접 신어보고 거를 건 거르고, 괜찮았던 브랜드와 모델만 기록해서 정리하는 것. 발 모양과 활동 패턴이 다른 사람들도 참고할 수 있도록, 장점뿐 아니라 아쉬운 부분도 함께 적는 방식이 나름의 기준이 되었다.

‘포트블루 슈즈’라는 이름은 이 모든 기준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. 항구(port)처럼 믿고 쉴 수 있고, 바다(blue)처럼 편안하고 유연한 신발들만 모으자는 다짐. 좋은 신발은 누군가의 출근길을, 여행을, 일상을 훨씬 더 부드럽게 만든다고 믿는다.

그리고 그건 단지 소재나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, 신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경험의 누적에서 나오는 디테일이라는 걸 이제는 확신하게 됐다. 그런 신발을 찾고, 공유하고, 다시 신어보며 더 나은 기준을 만드는 일. 그게 내가 이곳에서 하고 싶은 일이다.